감옥같으면서도 유익했던 50일이 지났습니다. 사실 50일을 채운 건 저번주? 저저번주? 좀 지났지만요... 아무튼
본가에 내려가서도 공부하고, 가족여행 가서도 공부하고, 몸이 아파올거같아도 공부하고, 위기협약(좋아하는 게임의 축제 같은 이벤트)이 다가와도 공부하고(18점 땄음), 림월드(미래로 시간여행을 보내주는 게임 중 하나)에 정신이 팔려도 공부하고
뭔 놈의 챌린지가 사람을 쉬지 않게 만들어줬습니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바짝 끊임없이 연속으로 공부를 했고 원노트에 열심히 손필기한 노트도 인증샷을 위해서라는 명목 하에 쌓여갔습니다.
여기서 배운 걸 기반으로 뭘 만들어봐야지는 아직 이루지 못했지만요... 이거로는 모자라서 더 공부를 해야하거든요. 너무 급하게 배우기도 했고;
스프링을 전체적으로 둘러보겠다라는 목적은 이뤘지만,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건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는 아직 제대로 도달하지 못 했거든요. 이 문제는 앞으로 차차 채워나가게 될 예정입니다. 이 챌린지에 참여하게 된 이유도 있고 해서...
"패스트캠퍼스 환급 챌린지"
여느 때처럼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휩쓸려서 즐거움과 함께 허송세월을 흘려보내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그 때 이 동영상을 봤습니다.
공짜 강의의 서막...
영상의 내용은 야나두 대표님의 이야기입니다. 이 강연에서 미루어보건데, 아마 이러한 종류의 "n일 연속으로 공부하고 인증하면 무료!" 같은 이벤트는 야나두에서 시작했을 겁니다. "어차피 n%는 끝까지 완주하지 못하니까, 결과적으로 n% 할인해주는 거랑 같다" 라는 거죠. 결국 이런 챌린지라는 이벤트는 강의를 무료로 퍼주는 게 아닌, 영리한 판매전략이 됩니다. 강연의 주요 내용은 이런 종류의 챌린지에 대한 게 아니었지만 (지금 말하려는 바와는 별개로 내용은 감동이었음), 이런 이벤트가 무엇을 의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근데, 이걸 보고 얼마 뒤에 카카오톡 상단 배너 광고에 패스트캠퍼스에서도 이런 이벤트를 한다! 라는 광고가 나오더라구요. 거기다 검색해보니 이런 이벤트를 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네? 몇 번이나 이 짓을 한 거야?
22%는 제세공과금으로 떼고 환급해준다고...? 하고 강의 목록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목록에 제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이 있더라구요. 대신 50일 내내 강제로 공부를 하고 인증해야 합니다. 거기다가 패스트캠퍼스는 강의 비용도 엄청 비쌉니다. 12개월 할부가 된다지만 강의 시리즈팩 하나에 총합 20만원대는 절대로... 싼 값이 아닙니다...
(심지어 저한테는 전혀~사실상 필요없는 Java 강의도 끼워져있었음)
(22% 떼는 이유는 경품 취급이라 그렇겠죠? 그래도 전액 환급이 아닌 게 아쉽네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이렇게 고민만 하다 맘고생하면서 시간을 보낼 바엔" 하고선 결국 저질러버렸습니다. 결제를 하고만 것입니다. (평소에도 선택장애...까진 아니고 우유부단함이 좀 있다는 걸 주변에서도 말씀해주시고 저도 어느정도 자각하고 있는데, 고민만 하다간 괜히 속만 타들어가는 거 같아서 그냥 지르고 보기로 했었거든요.)
50일을 안 끊기고 공부를 하면 78%를 할인받아서 강의를 보는 셈입니다. 어차피 공부를 하려고 했던 주제인데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적으로 주제를 조망해보는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도 하고, 평소에는 노는 게 제일 좋아~ 이기도 했구요. 특히 스프링 프레임워크는 쌓여온 세월이 있는 만큼 전체를 한 번에 몰아서 배우기에는 혼자서는 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때다, 이게 바로 기회다 싶었던 것입니다.
거기다 듀오링고(* 무료 언어 학습 앱, 매일매일 공부를 이어가는 콤보 개념의 streak 가 만족감이 대단히 높음)로 연속으로 끊기지 않고 공부한다는 자신감도 나름쌓여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미 기초군사훈련을 갔다오기 전에 177일을 찍었었거든요! 최근에는 까먹거나 너무 하기 싫은 날도 있어서 streak freeze도 엄청 써대고 있지만요.
그말인즉슨, 50일 정도는 껌이고, 비싼 강의를 날로 먹을 수 있다! 라는 계산? 이 되었습니다. 되겠...지???
하지만... 인증을 해야한다는 말은 허투루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임을 이때는 몰랐습니다.
이 때부터... 지옥의 50일이... 시작됩니다... (웃음 깔깔)
넌 놀 수 없다!
당초에는 아침형 인간으로 생활 패턴을 바꾸겠다는 목적도 있었지만 그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와해되었습니다. 본래 제가 올빼미인 게 제일 큰 원인이지만, 이 챌린지의 영향도 큽니다. 챌린지를 기점으로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려고 했었는데... 큽...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이 챌린지의 본목적은 수강자가 진짜로 공부를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스팀 게임을 모으거나, udemy 나 인프런 같은 사이트에서 강의만 잔뜩 사놓고 정작 보지는 않는 그런 경우를 저격하기 위한 거죠. 그래서 현금술이라는 다소 강력한 충격요법과 함께, 꼼수도 못 쓰게 강력한 제약을 겁니다
매일 너 공부한 거 인증해! 500자 이상 블로그에 쓰고 인증샷도 두 개 달아!
매일 500자 블로깅이라는 제약은 저에겐 다소 시시한 감이 있습니다. 그도 그럴게, 제가 항상 즐기는 SNS의 최대 글자수가 500자이거든요. 띄어쓰기 포함이긴 하지만... 걍 아무말 휘갈기다보면 500자 금방 채움
하지만 인증샷은 얘기가 다릅니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는 걸 인증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공부했다는 걸 부인(부정)할 수 없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치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처럼 필기를 하는 겁니다. 그렇게 원노트에 휘려갈긴 낙서가 50일동안 꼬박꼬박 하나씩 만들어졌구요. (낙서라고 표현했다고 진짜 낙서를 했다는 뜻은 아니고요.... 노파심오마이깟)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노트필기를 했다면 프로그래밍이라는 분야의 특성상 그 뒤에는 필기한 걸 보면서 실습을 해줘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직접 해보면서 익혀놔야 나중에 이 때다! 싶을 때 꺼내서 쓸 수 있으니까요.
고난(?)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필기를 열심히 했는데 공부한 걸 증명하는 내용으로 500자를 채우라? 제일 무난한 방법은 역시 필기한 내용을 블로그에 정리하는 겁니다. 당연히 정리하다 보면 내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바로 지옥의 시작입니다... 결과적으로 한 번 배운 걸 당일에 두 번 복습하는 게 되어버립니다. 한 번은 실습으로, 나머지 한 번은 블로그에 정리하는 걸로 말이죠.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왜 지옥이냐? 하루에 2~3시간이 날아가니까요! 매일 2~3시간을 공부하는데 소모해야 합니다. 그만큼 공부는 확실하게 하게 됩니다... 힘들었어... 어흑마이깟...
여기에 패스트캠퍼스의 오락가락하는 강의 품질이 더욱 학습 의욕을 부채질합니다. (이벤트에 참여해놓고 욕해서 미안하지만 ㅋㅋ) 이번에 처음으로 패스트캠퍼스의 강의 시리즈를 수강하면서 느낀 건데, 검수를 제대로 안 하는건지 아니면 강의자의 역량에 전적으로 맡기는건지 강의마다 강사님이 얼마나 잘 가르치느냐와 커리큘럼이 잘 구성되어있느냐가 오락가락합니다. 프로그래밍은 뭐다? 이해하고 써야한다~ 그 말은 강의가 이상하면 제가 찾아보면서 하나하나 다 공부를 해야한다는 뜻입니다... 그 타이밍은 블로그에 매일의 공부일지를 쓰는 시점이구요. 절대로 놀 수 없지
저 같이 게으르다면 추천
그래서 주기적으로 개최되는 걸로 보이는 이 챌린지는 거금의 환급을 인질로 삼은 강제 50일 학습 강행군(?)입니다. 누구도 끝까지 완주하라고는 하지 않았지만 잡혀있는 인질이 거금의 환급금이면 할 수 밖에 없거든요 ㅋㅋ 돈이 아까워서라도... 한두푼도 아닌데 십몇만원 되는 돈이 땅에서 솟아나는 것도 아니므로 끝까지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점은 평소에도 노는 걸 좋아하고, 이것저것 관심사가 계속 바뀌어서 끝까지 학습을 못 끝내는 저 같은 사람에게 굉장히 유효했습니다. 제 경우, 제가 관심있는 주제가 항상 로테이션을 도는 게 몇 가지가 있는데요, 계속 로테이션만 돌다보니 찔끔찔끔만 접해보고 결국 하나를 끈질기게 잡아서 결말을 보지 못 한 게 어연 몇 년 째인지 모르겠습니다. 게임도 만들고싶고, 나만의 웹앱도 만들고싶고, 모에 일러스트도 잘 그리고싶고, 갑자기 악상이 생각나는 건 도무지 기록하기 귀찮고, 오늘 나온 애니는 봐야겠고, 게임은 저기서 날 기다리고 있고... 이런 저였지만, 이 챌린지 덕에 끝까지는 못 갔어도 한 주제를 무려 50일동안이나 붙잡고 있으면서 전체적인 시야를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게으른 거 같이 보이지는 않은데 본인은 게으르다고 생각하고 있고, 한 가지 주제에 꾸준하게 집중을 못하는 저 같은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드립니다. 패스트캠퍼스 환급 챌린지와 함께라면 50일동안 같은 주제에 묶여서 쉬지도 못하고 강제로 레벨업을 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성향이 아닌 분이더라도, 이런 챌린지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에 딱 좋은 기회입니다. 패스트캠퍼스가 아니더라도 이런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전해보시기를 권장해드립니다. 이런 저도 돈이 아까워서 끝까지 가잖아요?
저는 해외의 구독형 동영상 강의 플랫폼인 PluralSight 도 언제 한 번 낚여서 구독하고 있고 (종종 끊기지만), Udemy 에도 안 보고 묵혀두고 있는 강의가 많고, 심지어 인프런에도 그런 강의가 몇몇 있습니다... 이런 챌린지는 강의를 스팀 게임 모으듯이 사놓고 묵혀두기만 하는 나쁜 습관을 타파할 계기를 마련해주지 않나 싶네요.
[ 네이버 블로그 따봉짤을 상상해주세요 ]
여담
여담인데요, "한번에끝내는JavaSpring웹개발마스터초격차패키지Online" 에 대해서는... 강의는 Java 기초도 커버하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것만 듣는다고 비전공자가 따라갈 것 같진 않습니다. 전공자라면 어느정도 따라갈 수 있을거고, 저의 경우 일단은 개발로 먹고 살고는 있으므로 따라갈 수는 있었습니다.
강의에 대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의외로 강의 자체의 품질이 오락가락했다는 것보다는 질문답변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는 게 가장 컸습니다. 프레임워크의 버전이 올라간다던가 해서 오류를 겪었던 게 한 두 번 정도 있었는데 그 때가 제일 난감했습니다. 질문답변 게시판이 있었다면 거기에서 먼저 검색을 해봤겠죠... 근데 그런 게 없었으니까요. 예시 코드가 있는 강의에서는 강의 바로 밑에 링크가 나와주면 좋을텐데 싶기도 하구요? (패캠 개발자님들 열일해주세요 호호)
50일 강제학습기가 끝나고, 그 반동으로 한동안 쉬었습니다. 게임도 실컷 하고 말이죠. 이젠 충분히 시간이 지났으니, 이 챌린지를 하면서 얻은 꾸준한 공부의 경험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잘 궁리해봐야겠습니다. (관심분야는 찔끔찔끔 공부했었지만 이렇게 각잡고 찐으로 공부해본 게 오랜만이기도 하고)
원래 이 다음에는 1달에 1게임 만들기로 선회하려고 했는데 여기엔 아까운 내 돈이 안 묶여있어서 좀 진척이 느리네요. 그래도 뭐 언젠가는... 그리고 이번에 강의를 수강하면서 공부했던 방식을 토대로 남은 강의를 마저 수강하거나 묵혀뒀던 다른 사이트의 강의들을 봐도 되구요! 당장 게임을 취미로 만들면서 학교에서 못 배웠던 그래픽스 강의를 edX 에서 수강 버튼을 눌러놓기도 했구요. 다 들을 수 있을까... 일지 목적으로 따로 개설한 이 블로그를 잘 활용하면 되겠죠!
그래도 지금처럼 부담되는 방식으로는 안 할 것 같습니다. 그러려면 공부를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어야 하고... 도덕책 하고싶은 게 우로보로스처럼 묶여있어서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 같네요... 하나씩 타파해야지 아주. 아마 여기에서 배운 스프링을 조금 더 배워서 하게 될 가장 처음이 할 일 목록을 제가 생각하는 방법으로 관리하는 앱이 될 것 같네요. 배운 내용으로는 좀 성에 안 차기는 하는데 그 부분은 아이디어의 실증이 더 중요하니 좀 타협을 봐야...
근데 마지막 후기글 인간적으로 공백미포함 4000자는 좀 심하지 않아요? 초안 마음껏 다 쓰고 나니까 3200자던데; 이 불평하는 단락을 빼고도 4000자를 넘기도록 채워넣느라고 고생좀 깨나 했습니다. 내가 강의를 안 들은것도 아니고, 매일 공부하고 500자 블로깅을 올리는 걸 빼먹은 것도 아니고...
아무튼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본 포스팅은 패스트캠퍼스 환급 챌린지 참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패스트캠퍼스: https://bit.ly/37BpX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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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이 포맷은 끝까지 똑같네 글자수 제한 빼고...